본문으로 바로가기

모든 것은 정상으로 돌아간다 - 오건영 님

category 경제 2023. 7. 9. 19:06




주말 에세이 바로 시작합니다. 일단 눈에 띄는 것은 미국 10년 국채 금리죠. 현재 10년 기준 4.06%.. 지난 5월 기록했던 저점인 3.3%에서 거의 76bp 뛰어오른 겁니다. 2년 금리도 많이 뛰긴 했지만… 10년 금리에 더 주목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금리 상승 패턴과는 다소 다르기 때문이죠.





지난 주 목요일 발표된 ADP고용 지표는 그야말로 서프라이즈 그 자체였죠. 개인적으로 이 지표를 신뢰하지는 않지만 예상치의 두 배가 넘는 숫자가 찍혀있는 것을 보고 숫자가 잘못 나온 건가.. 싶었을 정도입니다. ADP고용의 서프라이즈를 반영하면서… 미국 성장과 고용이 여전히 탄탄하기에… 미국 물가 안정 역시 시간이 걸릴 것이고.. 연준은 보다 안정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겁니다. 장단기 금리가 모두 올라갔죠. 2년 국채 금리는 장중 한 때 5.1%까지 치솟았죠. 그런데요.. 문제는 금요일의 반응이죠. 금요일 밤 발표된 미국 비농업 고용지표는 시장의 예상보다는 덜했죠. 고용 숫자는 20만명 수준으로 발표되면서 예상을 밑돌았습니다. ADP의 기세를 이어간다면 30만명도 넘을 것으로 보였지만 이 둘의 괴리가 꽤 컸던 것이죠. 그나마도 정부 고용이 있었기에 20만명의 숫자를 기록한 것이지.. 정부 고용의 지원이 없었다면 꽤 실망스러운 수준이었을 수 있습니다.





고용 숫자는 별로였지만 실업률은 3.7%에서 3.6%로 다시 내려왔구요..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4.4%로 시장의 예상치를 넘어섰습니다. 최근 고용 지표 발표를 보면 고용 숫자는 서프라이즈 그 자체였구요… 이를 통해 긴축이 강화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생겼지만.. 실업률이 3.4%에서 3.7%까지 올라가면서 실업률 오르는 걸 보면서 새가슴 연준은 세게 못나올 거야~~ 라는 기대를 만들어왔죠. 여기에 임금상승률이 소폭이나마 낮아지면서 고용은 좋아도 임금이 안정되네~~ 골디락스네 골디락스야… 라는 분위기를 만들었던 겁니다. 그런데.. 이번엔 정반대로 고용 숫자는 실망스러운데.. 그럼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추는 것으로 달래줘야 하는데 실업률은 하락하고… 임금은 올라옵니다.. 골디락스의 꿈이 사라지는 느낌입니다.





그래도 기대는 가져봐야죠. 애매하긴 하지만 고용이 다소 실망스러웠기에 2년 국채 금리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5%밑으로 내려왔죠. 장중 한 때 4.8%밑으로까지 내려갔다가 밀려올라온 것을 보면 2년 국채금리는 격렬하게 반응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요.. 참 신기한 것이 10년 국채 금리는 미동을 하지 않은 거죠. 소폭 하락했다가 다시 반등하면서 기존 수준인 4.06%수준에 안착하면서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게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최근까지 채권 시장을 유심히 보셨던 분이라면 뭔가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죠.





미국 10년 국채 금리는 지난 해 10~11월 4.3%까지 상승한 이후… 급격히 하락해서 아직까지 그 레벨로 되돌려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10년 금리가 하락한 가장 큰 이유는 시장의 확신에 있겠죠. 많은 분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앞으로 2~3년 후의 환율, 금리, 물가 등에 대한 질문이죠. 2~3년 후에 금리는 내려올 것이라는 시각이 강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금리가 높기 때문이라는 거죠. 적정 금리보다 현재 4%대의 금리는 높기 때문에 내려올 것이다.. 환율 역시 내려온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달러가 과하게 강하다는 인식인데요… 1200원 밑으로는 내려와야 하지 않겠는가.. 연준이 미쳐서 금리를 과하게 올리면서 나온 이례적인 환율이니까요.. 마지막으로 물가.. 물어볼 필요도 없죠.. 이미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는데.. 물가는 2%밑으로 내려오면서 되려 디플레를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니냐.. 라는 얘기입니다. 당장은 아니지만 2~3년 후에는 금리는 내리고, 물가도 내리고, 환율도 내릴 것이라는 이른 바 컨!센!서!스!가 만들어지는 것이죠.





그럼 2~3년 후에는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로 되돌아가는 겁니다. 그럼 현재의 높은 금리는 낮아지게 되는데.. 연준이 일단 물가 잡으려고 저렇게 날뛰고 있으니 연준의 스탠스를 반영한 2년 국채 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해도… 결!국!에는 하락할 운명인 금리, 물가, 성장 등을 감안하면 10년 국채 금리는 내려가야 정상이겠죠. 그래서 10년 국채 금리는 3%대 초반까지 급격하게 하락한 겁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이 더 강해져도 10년 금리는 지난 해 10월 고점을 기록하고 밑으로 하락했던 것이죠. 단기 금리는 많이 내려가지 않는데 장기 금리가 많이 하락하면서 장단기 금리차가 벌어지게 됩니다. 지난 주 미국 10년과 2년 금리차는 크게 역전되면서 110bp까지 벌어지게 되죠. 일단 그 동안의 흐름은 이렇게 기억하시면 됩니다. 2년 금리보다 10년 금리가 애니웨이 오를 때도 덜 오르고 내릴 때는 더 내리고… 그렇게 해서 2년보다 10년이 계속해서 낮아지는 그림이었죠.





그런데요.. 적어도 지난 금요일 고용 지표 발표 이후의 흐름은 조금 의외였죠. 2년 금리가 하락했음에도 10년 금리가 꿈쩍도 하지 않은 겁니다. 그럼 2년은 하락하는데 10년은 버텼으니… 2년과 10년의 금리차가 줄어들었겠죠. 지난 주 한 때 110bp까지 벌어졌던 2년과 10년의 갭은 지금 2년 4.95% vs 10년 4.06%니까요.. 89bp로 줄어들었습니다. 꽤 많이 줄어든 거죠..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설마 그 동안 개무시해왔던 양적긴축(장기 국채 매각)의 효과가 이제 나타난 것일까요?





물론 하루 이틀의 흐름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해서는 안되겠지만.. 10년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한데는 몇가지 주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물가는 결국은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 연준 기준 금리도 결국은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 마지막으로 성장 역시 결국은 둔화될 것이라는 기대..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로의 회귀… 과거의 그 정상으로의 회귀가 당연하기에.. 그 익숙했던 시절로 되돌아가려는 흐름이 나타나는 것이죠. 그런데요.. 이런 질문을 던져봅니다.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가 정상인가요?^^;; Normal 하다는 것의 의미를 한 번 정도는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금융 위기 이후 엘 에리언이 언급했던 단어 하나가 히트를 치죠. 바로 New Normal입니다. 고성장 고금리 고물가로 대변되던 Old Normal이 사라져가고.. 저성장 저금리 저물가가 당연해지는 New Normal이 힘을 얻으면서.. 새로운 정상이 등장한 것이죠. 2년 내에 그 정상으로 회귀될지는 자신이 없습니다만… 연준이 저렇게 나오면… 10년 내에는 당연히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확신… 이게 10년 장기 금리에 녹아있을 겁니다. 그런데.. 만약 그런 확신에 균열이 생기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예를 들어봅니다. 물가는 빠르게 하락해서 저물가로 되돌아가게 될까요. 그 동안의 에세이에서 저는 수차례 인플레이션의 고착화에 대해서 말씀드려왔던 바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고질병이 되면 당장 물가를 2%로 되돌리기도 어려워질 뿐 아니라 2%로 되돌린다고 하더라도 언제든지 고물가라는 질병이 재발할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렸죠. 그렇게 되면 긴 관점에서는 수차례 인플레와 디플레가 반복되는 그림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흐름에 맞춰서 금리가 고금리 저금리를 수차례 반복할 수 있죠. 그리고 70년대에는 정확히 이 그림을 보여줬던 바 있습니다. 그럼… 금리 변동성이 높아지는 만큼 장기 금리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더 많은 프리미엄.. 즉 위험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게 되겠죠. 2년 채권 투자보다.. 금리 변동성이 높으니.. 10년 채권 투자에 더 많은 금리를 요구하게 될 겁니다. 이걸 어려운 말로 채권의 기간 프리미엄이 높아진다고 말하죠.





그리고 하나 더… 중립금리라는 것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금리죠. 완화도 아닌.. 긴축도 아닌.. 아름다운 레벨의 금리.. 그 중립금리가 어느 정도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대충 추정만 할 뿐이죠. 이 중립금리보다 금리가 높으면 긴축적인 것이구요… 물가와 성장을 흔들어놓는 거겠죠. 만약 이보다 금리가 낮으면 완화적인 겁니다. 경기 부양적인 기조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그런데요.. 혹시 최근 이런 기사들 자주 보지 않나요? 미국의 성장이 이 정도 금리에도 불구하고 끄떡도 하지 않고 잘 버틴다구요.. 이 정도면 꽤 높은 금리라는 얘기는 다소 긴축적인… 중립금리보다는 다소 높은 금리라는 의미일 겁니다. 긴축적이라면 당연히 성장이나 물가가 타격을 받아야겠죠. 그런데 꿈쩍도 하지 않는 겁니다. 두가지겠죠. 실제 긴축적이라고 생각했던 그 금리 레벨이 생각보다 높은 것이 아니었거나.. 혹은 그 금리를 견뎌내는 경제 체제가 생각보다 강인하거나… 그렇지 않을까요? 애니웨이 물가를 잡고… 고용을 둔화시키려면 강해진 경제 체질을 약화시켜놓을 수는 없으니 보다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할 겁니다. 네.. 중립금리 자체가 높아진 것이죠. 예전보다 경제 체질이 강해졌기에… 긴축적이 되기 위해서는 올라버린 중립금리보다 더 높은 금리를 책정해야 하는 겁니다. 그럼.. 중립금리 자체가 올라갈 수 있겠죠.





지루하시겠지만 이 얘기 조금만 더 드려보죠. 과거에는 충분히 긴축적인 레벨이라고 했던 금리에도… 물가나 성장이 반응을 안합니다.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강한 거죠. 생각보다 sticky한 건가요? 인플레이션이 고질병… 고착화가 된다면 이런 인플레를 잡는 게 보다 어려워질 수 있죠. 그러려면 현재의 금리보다는 더 높은 금리가 요구된다는 의미겠죠. 기존의 중립금리가 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인플레이션의 고착화는 금리의 변동성을 높이면서 장기 금리의 프리미엄을 높일 뿐 아니라.. 중립금리를 밀어올리면서 장기 금리의 절대 레벨 자체를 밀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죠. 아직 단기적인 움직임을 보면서 이렇게 판단하는 것은 다소 과하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어쩌면 시장이 인플레이션의 고착화 가능성을 조금씩 반영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걸 반영한다는 것은 결국 10년 장기 국채 금리에 녹아들게 되겠죠. 인플레이션이 미래에도 쉽게 내려오지 않는다면… 우리의 전제가 틀리는 것 아닐까요? 2~3년 후에는 금리는 내려올 겁니다. 물가는 안정될 겁니다. 환율은 내려올 겁니다.. 라는 그 전제가요..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올해 초의 전망을 보면서 전문가들의 뷰가 얼마나 의미없는 것인지…에 대해 비판하는 코멘트들이죠. 올해 초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했었죠. 그렇지만 실제 침체는 오지 않았죠. 그 정도 높은 금리에… 그 정도 높은 물가에 소비가 둔화될 것이기에 침체 가능성이 높다고 했는데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던 겁니다. 모두가 침체를 보면… 그렇게 되지 않는 건가요?^^ 그렇다면.. 어쩌면 모두가 당연하게 바라보는 정상으로의 회귀… 금리는 내리고.. 환율은 내리고… 물가는 안정되고… 이 미래는 고정되어 있는 걸까요? 고2까지 전교1등을 계속해서 이어가는 학생은 내년에 sky는 따놓은 당상이 되는 건가요? 그렇다면 고3 내내 시험볼 때까지 놀아도 되는 걸까요?^^ 정해진 미래가 있지는 않다고 봅니다. 기사 하나 뒤에서 인용하겠습니다. 꼼꼼히 읽어보시구요.. 향후에 한 번 다루어볼까 합니다. 주말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시장이 단기적인 금리 전망치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르지만, 장기적인 수준에 대해서는 모두 낮아질 것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과 시장의 예상이 틀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내놓은 금리 전망치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이 보는 연방기금금리(FFR)의 장기 정책 금리 수준은 2.5%(중간값)로 추정했다. 연준이 매 분기 경제전망요약(SEP) 발표 시 내놓은 장기 FFR 금리는 장기 중립금리로 간주된다. 중립금리는 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이 없는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 금리로 경제가 균형상태일 때의 금리 수준을 말한다.(중략)





하지만 일각에서는 r-star가 더 높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연준 경제학자 출신의 조나단 라이트 존스홉킨스대학 교수는 팬데믹으로 인해 r-star가 더 높아졌을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팬데믹으로 인한 대규모 재정 부양책으로 경제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도 재정 충동의 일부를 지속했을 수 있다는 게 라이트의 설명이다.





또한 노동시장의 변화로 인해 소득 불평등이 줄어들면서 소득이 낮은 사람들도 더 많은 돈을 쓸 가능성이 커 r-star를 높일 수 있으며, 인공지능 등으로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경제가 더 빨리 운용되고, 기업의 투자 수요를 증가시켜 r-star를 밀어 올릴 수도 있다. WSJ은 r-star가 예상보다 더 높아질 경우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이 수준이 1.5%라면 연준의 장기 금리는 정책 당국자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1%포인트가 더 높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연준이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금리를 제로까지 돌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좋은 소식이 될 수 있지만, 금리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믿는 투자자들에게는 고통스러운 사고 전환이 필요할 수 있을 것이라고 WSJ은 경고했다.”(연합인포맥스, 23.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