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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왜 금리가 튄 걸까? - 오건영 님

category 경제 2024. 6. 29. 16:22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네요. 이번 장마는 생각보다 많은 비를 뿌릴 것이라고 하는데요.. 꽤 오랜 기간 제대로 된 비구경을 못했…. 아.. 주말에만 내린 것은 인정합니다.. T.T 그래도 어느 정도 해갈에는 도움이 될 수 있는 만큼 반가운 비라고 생각하시죠. 그런 장마와 함께 올해 하반기도 시작이 됩니다.^^

원래 주말에 중국의 금융 개혁 관련 에세이를 쓰려고 했는데요, 토요일 새벽 장 분위기가 좀 독특해서 그 얘기를 좀 하고 가야할 듯 합니다. 일단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미국의 PCE물가 지표… 이거 연준이 신경쓴다고 하죠… 그 지표가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나왔습니다. 핵심 PCE 기준으로 3.5%대까지 하락했죠. 물가 안정의 시그널이 조금 더 뚜렷해지는 건가요? 여기에 미시건 대학교 기대인플레이션 지표 역시 3.3% 상승에서 3.0%상승으로 바뀌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 이 지표가 조금 불안했는데, 돈 워리 비 해피를 시전한 것이죠. 이런 소식에 힘입어 물가 안정 기대가 확산되면서 장 초반에는 미국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요… 장 중반 이후 분위기가 이상하게 틀어지더니 금리가 빠르게 뛰면서 장단기 금리가 모두 급등하면서 끝났죠. 미국 10년 금리는 4.3%초반에서 4.2%중반까지 밀리다가 4.4%수준에서 마감되었습니다. 2년 금리는 10년만큼은 아니지만 마찬가지로 빠르게 뛰면서 4.7%중반에서 마감되었죠. 10년 금리의 상승세가 2년보다 가팔랐기에 한 때 0.5%수준까지 벌어졌던 10년과 2년 금리차는 0.35%수준으로 빠르게 좁혀졌습니다.

자.. 일단 상황은 이렇게 되었는데… 이렇게 된 이유가 뭔지 궁금하지 않을까요? 저 역시 새벽에 일어나서 마켓을 본 다음에 외신에서는 어떻게 이런 상황을 설명하는지를 좀 찾아봤습니다. PCE 물가 안정에도 불구, 금리가 급등한 이유를 이렇게 찾아볼 수 있었죠.

우선 첫번째입니다. 미국의 성장 관련 지표가 생각보다 잘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미국의 개인소득이 중요한데요… 개인소득이 시장의 예상치를 넘어섰죠. 그리고 이런 개인 소득의 증가는 개인들의 임금 상승에 기인한 바가 크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물가를 잡을 때 그 끝판왕은 바로 임금입니다. 임금은 한 번 올라가면 좀처럼 내려오지 않죠. 그리고 물가가 오르고 있는 만큼 임금의 상승을 계속해서 요구하기 때문에 임금 안정이 물가와의 전쟁에 있어서 가장 난이도 높은 스테이지입니다. 다이어트로 따지면 뱃살과 같은 거겠죠. 실제 미국의 고용비용지수(ECI)는 여전히 전년 대비 4%이상의 상승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연준이 목표로 하는 2%에서 여전히 멀리 떨어져있죠. 그래서 물가 안정에도 불구하고 임금이 저렇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물가의 안정을 성급하게 단정해서는 안된다는 신중론이 연준 내에서도 힘을 얻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시카고 PMI지수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상당히 잘나왔습니다. 미국의 제조업 경기가 여전히 나쁘지 않음을 보여주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크게 낮추어줬습니다. 그리고 미시건대 소비심리 지표 역시 지난 달 대비 개선되면서 소비 심리의 급랭… 즉 예기치 못한 빠른 경기 침체의 가능성 역시 낮춰주었죠. 최악을 가정하면서 밀려내려갔던 금리가… 미국의 성장세가 생각보다 탄탄하다.. 그리고 임금 역시 여전히 높다.. 이런 점을 반영하면서 장단기 금리가 상승했다… 이게 전반적으로 외신이 주목하고 있는 전일 금리 상승의 원인입니다.

음… 맞는데요… 물론 이런 영향도 있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는 점에도 주목합니다. 만약 침체까지도 예상하고 있던 시장이 미국의 성장 관련 지표가 여전히 양호다는 점에 깜놀해서 채권 금리를 들어올렸다… 이런 얘기가 맞다면 달러 가치는 어떻게 움직일까요? 미국의 금리가 올랐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성장 역시 탄탄합니다. 한 국가의 통화 가치는 그 나라의 금리와 성장에 비례합니다. 성장이 강한 국가인만큼 해외의 자본이 그 성장의 과실을 따먹기 위해 미국으로 물밀 듯 들어올 테니.. 당연히 달러 강세를 보였을 겁니다. 그런데요… 뜨아… 달러는 약세입니다. 미국 금리는 큰 폭으로 뛰었는데.. 달러가 약세라는 얘기죠. 미국 성장이 예상보다 강해서 금리가 올랐다면… 성장도 강하고 금리도 높은 미국의 현실을 반영해서 달러 역시 강세를 보여야 할텐데… 달러 인덱스가 하락한 겁니다. 그럼 성장이 예상보다 강해서 금리가 뛰었다.. 라는 해석이… 조금 어색하게 들릴 수 있겠죠.

그럼 원인이 무엇일까요.. 이틀 전 미국 10년 금리 기준으로 4.2%에 바짝 다가섰을 때 미국 금리가 빠르게 튀었었죠. 이 때 이유에 대해 외신에서는 일본이 엔 약세를 막기 위한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 현찰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미국 장기 국채를 팔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합니다. 실제 일본은 연준 역레포 계정 중 외국인들의 계정에 현금을 빠르게 늘리고 있죠. 이 현금은 어디서 온 걸까요? 일본이 미 장기국채를 일정 부분 매각해서 외국인 전용 역레포 계정(외국인들의 연준 내 달러 입출금 통장)에 넣어두었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죠. 실제 최근 엔 약세 국면에서 외국인 전용 역레포 계정에 달러 현찰이 많이 쌓인 만큼 충분히 일본의 미국채 매각 가능성에 대해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엔 약세가 드라마틱하게 펼쳐지는데 이를 막기 위한 환율 개입을 준비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 달러 현찰을 준비하게 되니… 미국 국채 매각 과정에서 미국채 가격은 하락(미국채금리는 상승)이 나타나게 되겠죠. 달러 강세를 막기 위해 미국채를 매각한 만큼 달러 강세는 제한되고, 미국채 금리는 상승하는 그림이 나타나게 됩니다. 네. 적어도 이 얘기는 오늘 새벽의 시장 흐름을 어느 정도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죠. 그리고 이렇게 역레포 계정에 달러를 많이 쌓아둔 만큼 일본은 외환 시장에서 엔 약세 제어를 위한 개입 준비 태세를 어느 정도 마칠 수 있을 겁니다. 네. 언제 개입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겠죠.

음.. 그런데.. 이건 어느 정도 설명이 되는 게 맞는데요… 이것만으로는 거대한 미국의 채권 시장 상황을 설명하기는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다른 이유가 또 있을까요? 네. 저는 전일 대선토론회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바이든과 트럼프의 토론회… 다들 어떻게 보셨나요? 유튜브에 들어가셔서 presidential debate를 쳐보시죠. 그러면 과거 토론회 유튜브 녹화 생중계 내용이 나오는데요… 실제 2012년 10월인가요… 당시 부통령이었던 바이든은 공화당 측 부통령 후보인 폴 라이언과 맞붙었던 바 있습니다. 그리고 2020년에는 대통령 후보로 실제 대통령인 트럼프와 맞붙었었죠. 2012년에는 말빨이 상당하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20년에는 예의 그 예봉이 상당히 뭉툭해졌다.. 라는 느낌을 받았더랍니다. 그런데요… 어제는 일단 바이든의 얘기가 잘 안들리더군요.. 영어를 못해서 안들리는 게 1번이겠지만 항상 대화의 말미에 말을 뭉개버리는 분위기를 계속 만드는 겁니다. 그리고 트럼프와의 논쟁에서 어떤 질문에 대해서는 답을 끝까지 안했던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대화도 있었죠. 실제 바이든의 건강 관련 이슈가 대선 토론회 이후 크게 불거지는 분위기입니다. 그럼 시장은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이제 슬슬 프라이싱할 준비를 하게 되지 않을까요?

언제부터 시작일지는 모르겠지만 박빙에 오리무중 상황에서의 트럼프 영향력에 대한 프라이싱과… 어느 정도 트럼프로 기울었을 때의 프라이싱은 달라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아직 예단은 성급하겠지만… 적어도 전일 흐름으로만 보면 트럼프 쪽의 당선 확률이 조금 더 높아진 것만은 사실입니다. 그럼 트럼프 정책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시장도 조금은 감안하게 되지 않을까요?

트럼프와 바이든 정책에 대한 비교는 다시 한 번 해드리겠지만… 그냥 간단하게만 설명드리면… 트럼프는 이민을 막고자 합니다. 이민을 막으면 사회 안정에는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노동력 부족 상황 하에서는 임금의 상승을 막기 어려워질 수 있죠. 여전히 임금이 핫한 이슈인데… 이민 제한은 임금 상승발 끈적한 인플레이션을 만드는데 상당한 공헌(?)을 하게 될 겁니다. 네.. 금리 상승 요인이죠. 그리고 법인세와 소비세 등을 인하하는 대규모 감세안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럼 세수에 빵꾸가 날 텐데요… 이걸 관세를 통해서 메우겠다고 하죠. 소비세는 누진세입니다. 부유층에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죠. 이걸 낮추게 되면 부유층의 실질 세부담이 줄어들게 됩니다. 이걸 관세를 통해서 메우는 구조인데… 관세 부과는 수입 물가를 높이면서 사람들의 수입품 구입 시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관세는 비례세죠.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사들인 만큼 거기에 00%를 때리는 구조입니다. 누진세에 해당되는 소비세를 줄여서 관세로 메우다보니.. 이게 비례세로 해서 일반 서민이나 부자나 균등하게 인플레이션을 맞이하게 됩니다. 빈부의 격차를 더욱 확대시키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요… 애니웨이.. 관세의 큰 폭 인상은 전방위적인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금리 상승 요인입니다.

마지막으로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재정 적자와 무역 적자가 크게 늘어날 수 있는 바 이를 위해서는 무역적자부터 줄여야 한다는 점에 컨센이 맞춰질 수 있습니다. 트럼프의 제1 참모 격이라 할 수 있는 라이트하이저는 이미 달러가 너무 강하다… 관세 때려야 한다… FTA는 바꿔야 한다 등의 불안한 수사를 늘어놓고 있습니다. 실제 제2의 플라자합의 얘기까지 나오는데요… 플라자합의 당시 엔화를 두배 절상해서 달러 약세 & 엔 강세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내었던 바 있죠. 물론 플라자합의처럼 폭력적 수준으로 밀어붙이지는 못하겠지만 일정 수준 달러 약세를 밀어보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거 종합하면요… 재정 적자 증가로 인한 국채 발행 증가… 그리고 트럼프 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 상승… 이 둘은 금리 상승 요인이 됩니다. 반면 무역 적자 감소를 위한 다른 국가들의 희생 강요는 달러 약세 요인이 될 수 있겠죠. 그럼 금리 상승과 달러 약세라는 두가지 조합이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네… 전일의 금리 상승을… 단순히 금리로만 보지 않고 환율과 함께 겹쳐서 보니… 단순히 미국 성장 지표가 잘나와서 금리 올랐어요.. 라는 말 만으로는 조금 부족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 외에도 지금까지는 시장에 뚜렷한 영향을 주지 못했지만 환율 방어를 위한 다른 국가들의 미국채 매도라던가 달러 약세 유도 등 트럼프 발 인플레이션 우려, 그리고 재정 적자 급증 우려로 인한 미국 국채 발행(공급) 확대 우려.. 이런 것들이 금리 상승&달러 역세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물론 이런 현상이 일시적으로 연말을 맞아 리밸런싱하면서 나타나는 혼란 속에서 나타난 것일 수도 있죠. 다만… 새로운 이슈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부각될 수 있는 만큼… 말씀드렸던 미국의 대선, 과도한 재정 적자, 환율 전쟁과 환율 방어 등은 눈여겨 보셔야 할 이슈들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까지는 말씀드리지 못했는데요… 지금 프랑스에서는 선거가 한창이죠. 중도파들이 항상 장악해왔던 유로존인데요… 지금은 극우 혹은 극좌가 힘을 받는 듯 합니다. 어느 쪽이건 재정 적자 이슈를 확대시킬 수 있죠. 급등한 프랑스 금리가 이를 보여줍니다. 이 얘기는 다음 주 에세이에서 이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