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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왜 이러나 - 오건영 님

category 경제 2024. 7. 20. 12:45



각설하고 바로 들어갑니다. 오늘은 최근에 받은 질문 3개에 대해 답을 드려볼까 합니다. 첫번째 질문입니다.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 금리가 튈 것 같은데, 최근에 금리가 안정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네. 우선 트럼프 당선이 금리에는 상방 요인인가.. 하방 요인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부터 시작해야 할 겁니다. 다만 답은요… 그 때 그 때 다르다는 겁니다. 트럼프 캠페인 내부에서도 현재의 재정 적자를 우려하는 움직임이 커져자고 있죠. 트럼프가 집권했던 2016년만 해도 오바마 행정부에서 재정 적자를 상당 수준 억제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마구잡이로 퍼주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그게 2017년의 대규모 감세를 가능케 했던 것이죠. 재정 적자가 엄청난 상황이라서… 이런 상황에서도 돈 퍼주었을 때는 재정 적자 급증에 따라 국채 금리가 급등할 수 있다라는 우려가 있다면 제 아무리 트럼프라고 해도 쉽게 재정 적자를 늘리는 정책을 사용하기 어려울 겁니다. 우선적으로 적자를 줄여두고… 이후에 돈을 풀어주는 정책 쪽으로 접근하겠죠.

2020년 3~4월 코로나 사태 당시 트럼프는 연준의 금리 인하를 계속해서 압박했던 바 있는데요, 이들이 양적완화를 통해 금리를 마구잡이로 누르고 있었음에도 연준은 왜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하지 않느냐… 유럽도 하고 일본도 하는데.. 라고 언급했었죠. 그렇지만 두어차례 마이너스 금리의 필요성을 제기한 이후 트럼프는 이후에는 마이너스 금리를 입 밖에도 내지 않았습니다. 네. 마이너스 금리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채를 발행하는 미국 국채의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죠. 누군가 조언을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트럼프의 정책이 막무가내 식이기는 하지만 과도하게 무리수를 두기는 어렵습니다. 재정 적자가 어느 정도 부담을 주는지에 따라 트럼프의 대응 역시 바뀌게 될 겁니다.

다만 이런 판단을 떠나서 우선은 “트럼프 = 인플레이션 & 재정 적자 누증”… 이라는 현재 시장이 바라보는 시각을 그대로 차용해서 생각해보는 겁니다. 그럼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국채 금리가 더 치솟아야 될 텐데요… 지난 6월 CPI 발표 이후 10년 국채 금리는 큰 폭으로 주저앉으면서 4.1%대 초반으로 밀렸죠. 다만 전일 4.3%가까이로 회복하기는 했지만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음에도 크게 오르지 못하는 금리에 조금은 의문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저는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라는 답을 드리고 싶습니다. 트럼프 당선에 대해 시장은 금리 상승 요인으로 해석하고 있죠. 그렇지만 반면에 시장에서는 향후 연준의 빠른 금리 인하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습니다. 9월부터 시작해서 연내 3차례 인하를 보는 것은 기본이구요.. 내년 9월까지 3.5%로 금리를 낮출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죠. 그 기대가 충족될지는 추후의 문제인 듯 하구요… 시장은 현재 그런 기대를 머금고 있죠. 그걸 채권 금리에 반영하게 될 겁니다. 그런데 단기 금리를 3.5%까지 급격하게 낮출 수 있다면 상당한 경기 둔화의 가능성을 보는 것일 텐데요.. 이런 점을 10년 국채 시장도 느끼게 되지 않을까요? 그럼 10년 금리는 당연히 3.5% 수준까지 밀려야 할 겁니다. 그런데… 여전히 4% 수준을 넘고 있죠.

아마도 트럼프 집권 이후의 재정 적자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섞여있는 것 아닐까요? 강한 금리 인하의 기대는 시장 금리의 하락 요인으로, 그리고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재정 적자의 이슈는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겁니다. 그래서..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트럼프 당선 이슈가 불거짐에도 불구하고 시장 금리가 많이 하락하지 않는 것이라고 정리했던 겁니다. 두번째 질문으로 이어가죠.

금리 인하 이후에는 시장이 되려 크게 하락할 수도 있다는데..?

네.. 물론 가능성이 있죠. 일단 저는 시장이 경기 침체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과거 경기 침체 국면마다 거대한 투자의 기회를 만들어내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어떤 하락도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호재로 만들어버리게 된 겁니다. 특히 지난 20여년의 시간은 그걸 증명해줬죠. 위험하면 돈 풀기로 끌어올려준다.. 라는 인식.. 그 인식은요.. Buy the Dip, 즉 밀리면 사자라는 논리를 강화시켜왔습니다. 그래서리.. 여전히 침체에 대한 리스크가 불거진다고 해도 주식 시장에서 사람들이 떠나지 않구요.. 되려 지금이 기회다.. 쫄지마.. 라는 로직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죠.

경기 침체가 찾아오면 금리 인하를 한다… 그래서 주가가 오른다… 이 로직은 이미 수차례 증명이 된 것은 맞습니다. 그리고 그 기저에는 금리 인하는 호재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죠. 그런데요… 2001년의 금리 인하 사이클을 보면 금리 인하 시기에 주가가 되려 하락했던 경험이 있죠. 그리고 2008년 금융 위기 당시에도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자산 시장이 호되게 흔들렸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기억하지 못하시겠지만 코로나 당시에도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급전직하를 했었죠. 그래서리.. 금리 인하는 되려 시장에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라는 인식을 반대로 심어주고 있는 겁니다.

금리 인하는 주식 시장에 호재일까.. 악재일까.. 호재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요… 금리 인하에도 주가가 흔들리는 이유는 금리 인하가 되어서 부양을 해주는 힘, 그 이상으로 경기 침체가 강하게 찾아오기 때문일 겁니다. 성장 둔화가 워낙 강하기에.. 금리 인하를 해도 밑을 제대로 받쳐줄 수 없는 것이죠. 이런 경우는 금리 인하 때문에 주가가 떨어졌다라는 해석보다도..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했다.. 라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그럼 지금 상황은 어떠할까요. 우선 경기가 둔화되는 속도와 강도가 중요할 겁니다. 그게 그리 강하지 않은데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한다면… 이건 자산 시장에 훈풍으로 작용하겠죠. 그런데요.. 반대로… 경기 둔화 강도가 워낙에 강한 겁니다. 그럼 앞서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7차례의 금리 인하로도 메울 수 없을 수 있습니다. 보다 강한 금리 인하가 나와주기 전에는.. 성장의 둔화를 벌충하고도 남을 정도의 돈 풀기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이걸 메워줄 수가 없겠죠.

그럼 금리 인하 많이 해주면 되쟎아… 라고 반문하실 수 있는데요.. 여기서 파월 의장의 코멘트를 기억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2%의 물가목표 도달이 되지 않아도 금리 인하를 할 수 있다구요.. 그리고 실제 연준이 목표로 하는 2%로 복귀하는 것은 내년 중반 정도가 될 듯 합니다. 그럼 2%보다 높은 물가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하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요.. 2%를 넘는 물가에서.. 과거처럼 디플레이션 우려를 담았을 때처럼 마구잡이로 돈을 풀 수 있을까요? 하나 더… 40년만의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제대로 홍역을 치루었던 연준이 과거처럼 양적완화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을까요? 그럴 수도 있다.. 라는 생각을 해보실 수도 있겠지만 물가가 너무 올라서.. 그 공포 심리가 남아있는 지금 상황에서는 그리 쉽지 않을 겁니다.

파월 의장은 물가도 어느 정도 안정 궤도에 올라있고 성장의 둔화도 뚜렷하니.. 금리 인하를 해도 된다고는 하지만…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여전히 강조하고 있죠. 너무 성급한 금리 인하로 인해 다시금 물가를 끌어올리게 되면 지금 4년여 동안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해왔던 모든 고생이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네… 사람은 자신이 살아왔던 과거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동굴 속에서 마늘만 1년 넘게 먹다가.. 마지막에 참지 못하고 튀어나가서 망하는 케이스가 되면 안되겠죠. 1년의 기회비용이 너무 커지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물가를 잡지 못해서 오랜 기간 고금리를 이어갈 수록… 그 고생의 크기가 더욱 커지니… 금리 인하를 할 때에도 그 고생의 크기를 그냥 희생하는 것이 싫은 만큼 더욱 신중을 기하게 되지 않을까요?

성장이 빠르게 주저앉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 때 빠르게 금리를 내려주는 유연성이 필요한데… 40년만의 인플레… 그 레거시에 사로잡혀서… 금리 인하를 과거처럼 빠르게도, 강하게도 하지 못한다면… 성장의 둔화 속도를 금리 인하가 따라잡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겁니다. 개인적으로 여기에 유념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질문을 세가지 정도 다루어보려고 했는데요.. 마지막 질문이… 그겁니다. 지금 시장을 볼 때 가장 유의해서 봐야할 이벤트 혹은 지표는… 이라는 겁니다. 그건 주중 에세이에서 이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