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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인하 - 오건영 님

category 경제 2024. 3. 8. 08:26



이런 생각을 해보죠. 재건축 발표를 앞두고 있는 아파트가 있습니다. 올해 6월 정도 재건축 발표가 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있었죠. 그걸 기대하고 미리 아파트를 사둔 겁니다. 그런데요… 아놔.. 일단 연말이나 되어야 발표할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온 거죠. 그 실망감은 상당히 크겠죠. 그럼 그 아파트를 던져야 하나요? 그건 아니죠.. 짜증은 좀 나지만.. 그래도 연말이나 내년 연초에는 발표를 할텐데… 그냥 기다려야겠죠. 그럼 실망 매물이 나오지 않으니… 재건축 발표 지연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가격은 유지가 될 겁니다.


위의 재건축 발표를 금리 인하라고 생각해보죠. 금리 인하를 생각하고 미리 자산을 매입하는 포지션을 잡는 겁니다. 그런데.. 기다리던 금리 인하가 생각보다 빨리 찾아오지 않습니다. 그럼 실망 매물이 나올 것인가… 결국은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를 충족해준다면… 늦어지는 금리 인하에 실망은 하더라도 당장 사들인 자산을 던지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지난 10년의 역사가 증명하죠.. 존버가 승리한다는…ㅎㅎ


연 이틀 파월 의장의 의회 증언이 있었죠. 여러가지 중요한 얘기들이 많았습니다… 은행 규제 관련 얘기가 개인적으로는 가장 핵심이라고 보구요… 주거비 부담.. 혹은 서민 경제에 미치는 현재의 고금리 충격 등에서도 현재 연준이 어떤 다양한 종류의 압박을 받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 얘기는 향후에 차차 적어보도록 하구요… 그보다 시장은 단 하나에 주목했죠. 결!국!에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 이거 하나만 보고 달려간다는 겁니다. 결국은 금리를 인하한다는 소식에 시장은 무난한 이벤트였다고 봤구요.. 안도의 한숨을 쉬었죠.

다시 재건축 아파트 케이스로 돌아옵니다. 이런 케이스가 있습니다. 이른 바 영끌이 들어간 케이스죠. 무리한 대출을 받아서 그 아파트를 사둔 겁니다. 그럼 재건축 발표가 지연되었을 때 느끼는 실망감.. 혹은 그 충격이 보다 클 수 있겠죠. 영끌로 들어간 레버리지가 클수록.. 6개월 혹은 1년의 발표 지연은.. 이자 부담을 상당히 키울 수 있습니다. 그 때까지 버틸 수 없다는 두려움을 주겠죠. 그리고 만약 6개월 후에는 대출이 연장되지 않을 수 있다는 두려움까지 같이 있다면?? 네.. 도저히 연말까지는 버틸 수 없다는 생각이 들게 되면 아파트를 정리하려고 하겠죠.


케이스를 하나 더 추가해보죠. 재건축 발표를 하더라도… 그 조건이 투자 당시 생각했던 것보다 실망스러울 것 같아면 어떻게 될까요? 그냥 한 채를 무리하지 않고 사두었다면 기대 수익률이 생각보다 낮아도… 뭐.. 참아야 하지 않을까요? 조금 덜 먹지 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영끌을 했다면?? 이 때부터는 이자 부담과 실망스러운 수익률 사이에 상당한 저울질을 할 수 있죠. 결국 재건축 발표의 시점, 재건축의 조건, 마지막으로 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 상황… 이런 상황이 투자 의사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겁니다.


네.. 파월 의장의 증언에서는 그 조건에 대한 얘기가 빠져있었습니다. 시장은 늦더라도 시작된 이후에는 빠른 금리 인하를, 그리고 상당 폭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죠. 전일 에세이에 적었던 것처럼 과거에는 에스컬레이터처럼 천천히 올리고… 엘리베이터처럼 빠르게 인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지난 22년부터는 엘리베이터처럼 올리고… 내릴 때에는 에스컬레이터처럼 천천히 내릴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인하의 폭 역시 적을 수 있죠.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의 코멘트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보우먼은 금리 인하로 되려 인플레이션을 자극해서 인플레이션이 재차 끈적해지는 모습을 보이면 그 다음에는 되려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재건축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점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데요… 그 조건이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면 어떨까요? 조건이 실망스럽다면 그 때부터는 레버리지에 대한 부담을 느끼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조건에 대한 힌트는 언제쯤 알 수 있을까요? 하나 하나 천천히 나타나기는 할텐데요.. 아마 이번 FOMC의 점도표에서 새로운 힌트를 얻을 수 있을 듯 합니다. 올해 3차례 인하 전망은 어느 정도 유지가 될 듯 한데요… 세부에서의 변화가 있을 수 있구요… 그보다는 내년, 내후년의 점도표 전망이 어떻게 나올지를 조금 봐야할 듯 합니다. 지난 해 12월 대비로 약간의 변화가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그런 변화를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도 관건이 되겠죠. 오늘 에세이 여기서 줄입니다. 주말 에세이에서는 지금까지 나오고 있는 연준 인사들의 논쟁 포인트들을 전체적으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