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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가 매로 바뀔 때 - 오건영 님

category 경제 2024. 4. 5. 08:30



아침 회의가 있는 관계로 아주 간단한 말씀을 드리고 가겠습니다. 어렸을 때 유치한 만화나 영화를 보면 적이 주인공을 이미 코너에 몰아넣는 상황이 나오죠. 여기서 죽이면 되는데, 거기서 이상하게 옛날 얘기를 잔뜩 하는 겁니다. 마음 속으로… ‘아.. 놔.. 좀 쏘라고..’라고 해도 절대 죽이지 않고 계속 너덜거리고 앉아있는 거죠. 그러다가 보통 다른 지원군이 와서 다 망하게 되거나.. 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물론 유치한 영화나 만화니까 그런 일이 일어나는 거겠죠… 다 된 밥에 코 빠뜨리는 바보 같은 케이스들이...

시험 때도 그렇습니다. 시험 전 1개월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닐까요.. 아니면… 시험 합격 커트라인이 90점인데.. 현재 85점이라면.. 여기서 마음을 놓아야 할까요.. 아니면 지금 추세가 이어질 것이니까.. 대충 해도 된다…. 이런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에세이가 산으로 가는 느낌이라서.. 이런 말씀드리는 이유를 전해드리면요… 파월의 라스트 마일에 대한 스탠스를 비판하기 위함입니다. 지난 1, 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그닥 호의적으로 나오지 않았죠. 그렇지만 파월 의장은 이를 일시적이라고 얘기하면서 대수롭지 않은 듯 넘기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3~7월 사이에 물가가 엄청 치솟을 때 일시적인 물가 상승이라고 생각하면서 대충 대응하다가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홍역을 치루고 있는 것을 보면 9%에서 3%로 숨을 죽이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치 2%를 조금 더 앞두고… 라스트 1마일을 앞두고 긴장을 풀어버리고 있는 것 아닌가 싶네요. 국제유가가 배럴 당 85불을 넘어섰구요, 제조업 경기가 다시금 올라오고 있습니다.. 특히 디플레를 수출하던 중국 쪽에서의 개선이 나타나고 있죠. ISM제조업 지수에서 신규 주문이 늘고… 관련 물가 지수 역시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라스트 마일을 앞두고 약간이라도 해이한 마음을 갖게 되면 낭패를 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전일 깜짝 놀랐던 것은 파월 의장의 복심을 대변해주었던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의 코멘트였습니다. 이 분은 민주당 지지자로 알려져있죠. 물론 연준이 정치로부터는 독립적이겠지만… 그래도 지금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성장을 어느 정도는 지지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 분은 연준 인사들 중 대표 비둘기였구요… 성장을 깨뜨리지 않고도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이어왔던 분입니다. 그리고 이런 굴스비의 코멘트를 파월 의장은 상당히 많이 인용하곤 했죠. 그런데요.. 분위기가 조금 바뀌었습니다.

굴스비 총재는 주택 가격의 상승세… 이로 인한 렌트비의 하락이 생각보다 더디다는 점을 들어서 연내 3차례로 예상했던 금리 인하가 다소 늦춰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죠. 카시카리와 같은 매파가 매파하는 것보다… 비둘기파의 변심이 더 인상깊을 수 있습니다. 주말 에세이에서 이어가도록 하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