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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만발 - 오건영 님

category 경제 2024. 9. 28. 18:06



지난 한 주는 정말 뉴스가 많았습니다. 그런 뉴스들을 하나 하나 정리를 해드려야 하는데, 유독 아침 일정이 많았던 지라 에세이를 많이 적지 못했네요. 지난 주 화요일에는 일본과의 국제공조를, 그리고 금요일에는 중국과의 국제 공조에 대한 얘기를 다루어보았습니다. 국제 공조가 나와준다는 것은 무조건 호재라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같이 공생을 만들어내자는 얘기가 되거든요. 이런 공조 하에서는 특정 섹터로의 쏠림보다는 폭넓은 시장 전반의 회복 기대가 강해지곤 하죠. 주가 자체도 중요하지만 내부에서 어떤 로직으로 시장이 움직이고 있는지도 함께 보셔야 합니다.


이런 호재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이유가 있죠. 바로 정치 및 지정학적 리스크가 바로 그겁니다. 러-우 전쟁이 더욱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그리고 이란과의 갈등 관계가 보다 깊어질 것으로 보여 걱정이 앞서네요. 참고로 지난 추석 연휴 직전 우크라이나에서는 미국과 영국에게 러시아 본토를 포격해달라는 요청을 했던 바 있죠. 이렇게 되면 확전 양상으로 치닫게 되니 일단 미국은 거절을 했죠. 전쟁의 장기화를 넘어서 2년 이상 이어진 이 전쟁이 확전으로 가게 되면, 그리고 헤즈볼라 사태로 인해 중동 지역의 확전 역시 심각해진다면 금융 시장의 불안감은 한층 더 깊어질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게 인플레이션에 부작용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과거와 달리 금융 시장은 지난 2년 여 동안 인플레이션 때문에 제대로 홍역을 치루었던 바 있죠. 다행스럽게도 그런 극단의 인플레이션을 수요를 박살내지 않고 공급을 늘리면서 현명하게 해결해나가고 있습니다. 이번 지정학적 분쟁이 공급의 활성화로 인해 해결 단계에 진입한 인플레이션을 재차 자극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두번째는 일본의 총리 선거가 있었죠. 와… 지난 금요일 낮 시간에 아주 쫄깃쫄깃했습니다. 사실 3주 전 쯤에는 고이즈미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얘기가 있었죠. 그러다가 낙마하는 분위기였고 이시바 시게루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이 힘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금요일 아침에는 현재 기시다 내각의 2인자로 자리하고 있는 아소 다로가 다카이치 후보를 지지하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죠. 다카이치는 아베와 아소 라인을 계승하는 후보라고 볼 수 있구요, 최근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던 바 있습니다.


네.. 2012년 하반기 아베가 등장하면서 시작된 아베노믹스는 과감한, 그리고 혹은 꽤 과도한 수준의 저금리와 엔화 공급을 통한 엔화 약세로 디플레의 늪에서 빠르게 빠져나오는데 주목했죠. 다카이치가 총리가 된다면 금리 인상이 보다 늦춰질 것이고, 엔 약세는 재차 깊어질 수 있다는 시장의 전망이 힘을 얻게 됩니다. 이에 일본 금융 시장에서는 일본 장기 국채 금리 하락 & 엔화 약세 & 그리고 엔 약세에 힘을 받아 니케이 지수 강세… 이런 세가지 조합이 나타났죠. 달러 엔 환율은 순식간에 달러 당 146엔까지 튀면서 엔 약세 움직임을 보였구요, 100엔에 920원 수준에 머물던 원엔 환율도 급작스레 하락하면서 장중 905원까지 빠졌습니다.


3시 반 정도를 전후할 때까지 이런 움직임이 이어지다가 막판에 이시바가 총리에 당선되었다는 1보가 뜨더군요. 환율과 금리를 봤더니 뭐.. 이미 환율은 순식간에 100엔 당 920원으로 어느 새 원위치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금리 역시 다시 뛰어오르면서 한 때 0.8%를 하회했던 10년 일본 국채 금리가 0.85%까지 복구되었죠.


개인적으로 지난 해부터 엔화 환율을 모니터링하면서 이시바의 발언들을 눈여겨 보곤 했는데요.. 적어도 엔 약세가 일본 민생에 미치는 부작용에 대해 상당한 걱정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적어도 일방적 엔 약세에 대해서는 상당한 경계감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구요… 계속해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완만한 엔 강세 전환에 힘을 실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과감한 엔 약세를 기대하고 하늘로 치솟았던 일본 증시는 장 마감 이후 발표된 총리 선거 결과를 월요일에 소화하게 될 것으로 보이구요.. 갭 하락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엔 약세에 웃고, 엔 강세에 울어버리는 일본 니케이 지수의 특성이 이번에도 뚜렷하게 나타날 듯 합니다.


잠시 여담인데요… 일본 증시는 엔 약세에 방긋 웃고 엔 강세에는 슬퍼하곤 하죠. 엔 약세 = 일본 증시 상승.. 이제 많은 분들이 이렇게 생각하시는 듯 합니다. 참고로 유로존 역시 비슷한데요… 유로 약세가 유럽 증시.. 특히 독일 주식 시장에는 긍정적 영향을 주곤 합니다. 그럼 일본보다는 그 상관도가 약하지면 유로 약세 = 독일 주가 상승.. 이런 그림을 그려볼 수 있습니다. 아.. 선진국은 통화 약세가 주가 강세와 맞물리는구나.. 라는 패턴이 보이는 건가요… 그런데요.. 꼭 선진국만 그런 건 아닙니다. 터키 증시는요… 지난 2년 전 대비 10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다만 달러 대비 리라화 가치가 7배 가까이 절하되면서 그 상승세가 일정 수준 희석된 면이 있죠. 정리하면 터키 역시 리라 약세가 주가 강세와 맞물렸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자.. 그럼 통화 약세는 주가 강세를 만드는 건가요? 그럼 한국은 어떤가요? 원화 약세(달러 강세)는 코스피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많은 분들이 그런 얘기를 하십니다. 코스피는 달러와 반대로 간다구요.. 원화 강세가 코스피 강세를 설명하구요.. 코스피가 빠지는 날은 어김없이 달러가 튄다구요… 뭔가 반대로 돌아가는 느낌이죠. 향후에는 이런 구도가 조금은 바뀌게 될 수도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다음으로 해리스 후보의 경제 정책 발표가 있었죠. 과거 오바마, 힐러리, 바이든의 경제 정책과 그 맥을 함께 했는데요… 결국은 small business(중소기업 및 자영업)와 middle income families(중산층)에 포커스를 두는 경제 정책을 준비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비 못하다는 얘기를 듣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와는 약간 결을 달리하기 위한 정책 변화에도 신경을 쓴 느낌입니다. 우선 식료품 가격 상승 억제라는 안을 들고 나왔죠. 네.. 먹고 사는 게 문제인데… 식료품 가격이 뛰면…. 당연히 힘들어지지 않을까요? 바이든 행정부하면 인플레이션 때문에 욕을 먹고 있는데요… 인플레에 대해 무언가 결을 달리하는 결기를 보여줘야 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시장 경제에 있어 가격 통제(?)를 갖고 나온 것이 부담이라는 느낌은 확실히 받습니다. 가격 통제가 성공했던 기억이 별로 없어서… 크음…


두번째는 법인세 및 부유세 인상을 통해 확보한 세원으로 중산층 개인들의 세액공제를 크게 늘려주려고 합니다. 이건 양극화로 인해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중산층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다만 법인세 인상에 대해… 어떤 기업들이 그 대상이 되는지.. 그리고 어느 정도의 속도로 얼마만큼 인상을 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이게 다소 광범위하게 진행된다면 되려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 및 미국 기업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에게 다소 혼선을 줄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이외 스타트업 육성 등의 얘기는 향후에 다시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중국으로 가보면 시진핑까지 등판하면서 과감한 재정 지출의 기치를 내세우고 있죠. 금융 기관의 수장들이 한 자리에 모인 자리에서 부양책에 대한 선언을 했고, 이제 금융 사이드에서의 통화 정책 부양에 그치지 않고 정부 수반까지 나오면서 재정 지출 확대를 고민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다르다’라는 시장의 기대를 심어주기 위해 상당히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부동산 버블을 계속 이어가면서, 그리고 부채를 계속 가면서 성장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 중국 당국이 공감하지만… 코로나 봉쇄 이후 이어지는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일본식 장기 침체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침체로 접어든 다음에 끌어올리는 것보다는, 침체로 진입하기 전에 예방 주사를 놓아서 살리는 것이 아무래도 비용이 적게 들지 않을까요. 여기에 미국의 50bp 빅컷이 나와줬으니 부양책을 쓰기에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죠. 적어도 중국 당국의 의지가 최근 있었던 중국의 형식적 부양책보다는 확연히 강하다는 느낌을 받네요. 부진에 부진을 거듭하던 중국 금융 시장에도, 그리고 중국 경제에도 약간의 온기를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주의 이슈들을 정리해봤는데요… 지정학적 리스크… 그리고 정치 이슈들… 그리고 중국의 변화… 이런 일련의 이슈들이 줄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중동 에너지 가격 상승, 그리고 재정 지출 확대 및 관세 부과로 인한 수입 물가의 상승, 그리고 중국 경기 개선 및 위안화 절상, 그리고 그 반대편에 나올 수 있는 달러의 약세는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의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죠. 향후 흐름을 모니터링하면서 추가로 코멘트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주말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